파란별한의원 임종우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기 전인
낯을 많이 가리지만
아주 이쁜 아이가 내원을 했습니다.
엄마에게서 떠나지 않으려 하고
얼굴색이 창백한 편입니다.
어머님은 괜스레 본인 성격이 어린 시절에 조금 소심한 편이셨기에
본인 탓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기도 합니다.
아이는 잠도 잘 자는 편이고
화장실도 괜찮은데
식욕이 다소 저하되어 있고,
활동량이 떨어져 있고
무엇보다 입이 짧고
종종 어지럽다고 표현을 한다고 어머님이 수심이 가득하셔서
저를 한번 쳐다보시고
아이를 한번 쳐다보시고 계십니다.
한의원에 들어오자마자
한약 냄새로 인해서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저도 진료실 책상 앞에 엎드려서 가능한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면서
중요한 정보들을 파악하려
아이에게 선생님이 배가 딱딱한지 만져봐도 될까요?
물어보고
동의를 해서
살짝 만져보았더니 배꼽 주위에서 명치로 근육긴장이 느껴집니다.
어머님도 해주고 싶은 것이 많기에
들어보시면 다 아실 듯한 건강 기능식품 아이용으로 나온 기성제품들을
먹게 해주고 계시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특히 입이 다소 짧은 아이들이 먹기 좋게 하기 위해서
당분을 다소 과다하게 넣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장단점을 어머님께 설명드리고
저도 납작 엎드린 자세에서 어렵게 얻어낸 답들을 통해서
가장 적합한 처방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아이와 어머님을 번갈아 눈을 마주치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한의사분들에게는
아마 제가 어떤 처방을 머릿속 목록에 올려두고
최종 처방 결정을 했는지 이미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여리고 순하고 피부색이 옅은 아이
식욕이 저하되어 있고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먹지 않고
종종 어지럽다고 아이들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자주 체하는 증상을 보이고
속이 메슥거리는 듯한 반응을 가끔씩 보이고
제가 제 기준에서는 절대 무섭게 생긴 사람이 아닌데도
아이가 점차 힘들어해서
어머님께 약 복용 이후의 반응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약 맛은 좋은 편이다. (성인 기준에는 아주 맛있지만, 아이 기준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으니
유명한 몇 가지 시럽이나 집에 있는 좋은 올리고당을 다소 섞어서 소량씩 복용 시켜보자.)
어지럽다고 하는 것이 줄거나
혼자서 뭔가 음식을 찾으려 하는 것이 좋은 반응이고
아이들은 표현을 어려워하지만
기존에 아이들이 다리가 아파
무릎이 아파
배가 아파 등등의 불편감이 줄기 시작한다면 좋은 반응으로 예상됩니다.
버스를 탈 때 멀미 증상이 줄어들면 그것도 좋은 반응으로 예상이 기대된다고 언급 드리고
진료를 마쳤습니다.
이곳에서 나가는 것이 좋아서인지
제가 주사를 놓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인지
웃으면서 인사해 주고 돌아갔습니다.
작약 생강 인삼 육계 등이 포함된 처방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진료하는 것은
성인분을 진료하는 것보다 훨씬 힘듭니다.
판단을 하기 위한 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이 어렵고
또 그 정보에 대한 오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짧은 시간 내에 어떻게든 아이들의 표현 방식을 읽으려고
온 정신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이가 다행히 부담감 없이 잘 복용을 한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
한시름 놓으면서도
모쪼록 아이가 조만간 다시 진료실에 들어올 때
저를 5초만 더 쳐다봐 주기를 바랍니다.
아마 그것이 나쁘지 않았다는 표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