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별한의원 임종우입니다.
제가 있는 이 대전 둔산 지역은 매년 느끼지만
이 시기쯤이 되면 날씨적인 영향도 있지만
많은 수험생들의 노력과 걱정과
부모님들의 안쓰러운 마음들이 모여서
다소 조심스럽고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는 유독 가을이 길고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글을 작성하는 오늘도 하루 종일 차가운 비가 내리네요.
제가 이 자리에 오랜 기간 있으면서
치료받으러 왔었던
고3 친구들의 별별 일들도 같이 겪고,
때로는 저도 같이 예전 기억들에 힘들어하고,
또 그 절망적인 시간에서 빠져나와 보기도 했기에
현실적인 이야기도 해주었었는데요.
기억나는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벌써 몇몇은 대학교도 졸업하고
더 구체화된 꿈을 향해 한걸음 더 가고 있거나
다시 또
좁아진 취직자리로 인해
다시 스터디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도 같습니다.
확연하게 어디가 딱 아픈 것도 아닌데 온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
전에 제가 작성한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그리고 저 역시 그랬던 것처럼
친구들도 다 같이 하니까 해나가기는 하는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가?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 건가?
혹시나라도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나만 뒤처져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님이나 친구들을 실망시키면 어쩌지?
별별 생각이 자꾸 학습 중간에 떠올라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신을 괴롭힙니다.
그러다 보니 금세 30분은 흘러가 있고
처음 해보는 큰 시험이다 보니
경험이 없어서
지금 내가 부족한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지
선생님들께서 얘기해 주신 대로 정리하면서 문제풀이를 하고
오답노트를 살피면서 실수를 줄이도록 해야 할지
오답노트라고 하기에는 거의 다 오답인데
불안함은 사람의 정상적인 사고에 끼어들어 머릿속에서 자꾸 방해합니다.
현재 번역본은 절판입니다.
머릿속의 원숭이가 방해하는 것만 없어져도 살 것 같은데 말이죠
저 역시도 어린 시절 기억에 방황하고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
그리고 내가 무엇을 잘 하고
하고 싶고
그것을 어떻게 조화시켜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몰라서
(좋은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는 일반적인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책도 많이 찾아보고 그랬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치료를 위해서 뵙는 분이 계십니다.
솔직하시고
성실하시고
다만
눈앞에 놓인 갈림길 앞에서 신중한 고민을 하시는 20대 분에게
추천을 해드린 책이 있습니다.
책으로 보셔도 좋고, 영상을 보셔도 좋을 것 같아서 첨부합니다.
레이 달리오 Ray Dalio 라는
아주 유명한 저자로서
많은 책이 있지만 (나머지는 경제 관련 서적 등이라서 조금 무겁습니다.)
오늘 작성하는 글에는 이 책의 내용이 가장 떠올라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 분의 책들을 보면
어려운 내용을 요점을 잘 파악하게끔 해놓으신 것을 보아서
아마도 머릿속의 생각(즉, 애매모호한 개념, 많은 지식을 가진 인간들에게서 더욱 드러나는)
을 구체화시키는데 능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자막 -> 설정 -> 한국어 혹은
자막 -> 설정 -> 자동번역 -> 한국어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나도 머리가 전교 5위안에 드는 친구들처럼 비상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저는 운이 좋게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들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당연히 열등감 장난 아니었지요 ㅠ)
한의사가 되기 위한
혹은
한의학을 공부하기 위한 학교에 들어와서
놀라울 정도의 머리를 가진 친구 후배 선배들을 보면서
신기함을 넘어서서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의 기억과 비교를 해보니
고등학교 때 전국 몇 손가락에 드는 친구들과 유사한 점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험을 보기 위한 최적화된 두뇌도 가지고 있지만,
더욱 핵심은
몰 입
몰입이라는 단계로 금세 빠져들어
짧은 시간 내에 어마어마한 양을 해내는 것이더군요.
(당연히 모든 친구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특징적인 유사점입니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의 두뇌들이 다 좋았던 것이냐
또 그런 것은 아닙니다.
머릿속에 있는 원숭이가
재잘거리는 것을 달래거나
쫓아내거나
관심을 두지 않아서
원숭이가 재미가 없어진 것이겠지요.
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에서 제가 이해한 대로의 내용을 인용
고3 시절에 독서실(그때는 스터디 카페의 형태가 아니라서 친구가 집에 가면 그 자리의 형광등이 꺼지는 것으로 집에 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에서 그 친구들보다 10분이라도 더 공부하다가 귀가하려고
혼자 낑낑대어 보기도 했었네요.
다시 돌아가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서는 우수한 두뇌만으로는 불가능 한 것이지요.
이 부분에서 우리도 그들보다 잘 할수 있는 구석이 분명 존재합니다.
핑계라는 것은 원숭이가 떠드는 말이고
엉덩이에게 고마워하면서 해봅시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마도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들으셨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다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보다
제가 이것만큼은 진짜라고 알려주고 싶은 것은
그때 본인이 하는 일을 몰입의 과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후회 없을 정도로까지 극한으로 해본 경험
즉, 본인이 머릿속으로 생각했었던 한계를 넘어서 본 경험을 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소중한 경험, 나 자신만 아는 경험들이
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떳떳함
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자존감, 자신감이 됩니다.
그래서 다음에 비슷한 일이 다가와도
학습된 것에 의해서
망설임 없이 조금은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게 됩니다.
그 원천에는 본인에 대한 믿음감
나 자신을 넘어본 적이 있다는 성취감 등이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힘내라는 이야기는 충분히 들은 말일 테고
아직 한 달하고도 일주일 조금 넘게 시간이 있습니다.
혹여나라도
제가 오늘 고심하고
또 조심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에 남긴 글을
지금 학원에 앉아있는 재수 삼수생 혹은 만수생이거나
처음 겪어보는 고3 고삼학생들이 읽게 된다면
제가 올린 링크의 영상이라도 잠시 짬을 내어 시청하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조금이나마 감을 잡게 된다면
앞이 어딘지 모르는 암흑 같은 눈앞에 놓여진 길을 걸어갈 때
그래도 조금은 덜 망설이고 한 걸음씩 내딛고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학원을 지나가다가
꼭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도
마음이 아프거나
혹은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는데
분명히 아프면
잠시 짬 내어서 오셔서
저를 찾으세요.
계기가 없으면 그대로 흘러가는 것이 인간의 습성입니다.
어떠한 길을 선택하고
어떠한 길을 걸어가던지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지면
다음 갈림길에서 선택에 망설임이 줄어들 것입니다.